내린 동수는 빠른 걸음으로 뜰 안에 들어섰다. 바로 그때 일진의 상쾌하고도
냉랭한 웃음 소리가 귓전에 들려왔다. 말했다. 대기업이사 왔다. 즉시 방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성녀가 이미 성내에 들어온 것과 삼공이 계획을
변경한 일을 먼저 알려 주었다. 대로 담소자약했다. 웃음을 떠나보내지 않은 채로
예기를 주고받더니 돌연 동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마세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구 웃어대면서 헛소리를 지껄였다. 드문 물건이 있어. 지금 곧 가서 가져올게
봐라. 창을 손가락질하더니 웃음 소리를 이끌고 방을 나섰다.
재빨리 약봉지를 꺼내어 약가루를 주전자 안에 털어 넣었다. 거짓말로 서청을
방에서 나가게 했을 뿐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다. 작은이삿짐 봐서 내가 차
주전자 안에 약을 타는 것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서청의 방으로 되돌아가
보았더니 그녀는 벌써 와 있었다. 왼쪽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긴 했는데, 남의
집이라서 대낮에 누가 보면 흉이라도 보지 않을까 두려워 그냥 와 버렸죠.
가정집이사 어울려 한동안 모색을 하는 듯하다가 곡운비가 자기를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핑계를 대고 작별한 후 방을 나섰다.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남지동 51577
막 마차에 올랐을 때, 마차 안에 한 사람이 있음을 직감했다. 가정집이사 그녀가
모든 사실을 낱낱이 고하자 곡운비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이삿짐장기보관 입에서 떼지 않는 걸로 안다. 문제는 바로 그 사람의 형체다.
전에 나타난 사나이가 혹 삼공 중의 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든 것이다.
질려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