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렸다. 편안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조각 잠을 겨우 이어가고 있던 귀철과
변종일은 뇌옥문 열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어제처럼 독사라는 자와 의원
그리고 흑의의 해남파 제자 두 명을 거느리고 들어왔다. 이사화물차 보인 것이
예측대로 삼일 후에 당직이라는 뜻이 맞았던 모양이었다. 인은 별다른 표정 없이
다른 해남파 제자와 같이 뇌옥문 앞에 기립해 서있고 팽총관은 귀철이 발 아래쪽에
놓여 있는 의자에 와서 앉았다. 들고 온 종이 뭉치를 탁자 위에 펼쳐 놓았다. 자네
얼굴 보니까 편안한 밤이 못되었던 모양이구먼.
피가 말라붙어 있는 데다 붓기도 가라앉지 않은 귀철이 얼굴을 보고는 혀를 차며
말했다. 아파트이사견적 공유걸이라는 두 노인과 자네, 이렇게 세 명이서 살해된
점창파 제자들과 온가 삼 형제를 부검했고, 산 등선에 죽어 있던 소녀에게서 추금이
연루되었다는 단서를 잡았다는 이야기 군. 음, 여기까지는 의심할 것이 없구먼.
그런데 해남섬에 오게된 단서가 우리 제자 옷에서 나온 천 조각 하나라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네. 귀철이를 내려다보았다.
전라남도 장흥군 장평면 어곡리 59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