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고 있으니 그런 사람 밑에서 일을 하는 것도 좋긴 하오. 하지만 나는 남의 밑에서
일하기를 좋아하지도 않고 소저를 억울한 처지에 놓이게 하기도 싫소. 다른 것을 더
구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12월손없는날 곽박은 얼굴이 시뻘개져서는 말을
더듬거렸다. 웃으며 일부러 그의 난처한 처지를 해소시켜 주었다. 사내 대장부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찌 한 번 큰 뜻을 품지 않을 수 있겠소 곽박 역시 정예의 군사를
통솔하고 명성이나 위엄에 있어서 혁혁한 대장군 연 있어요. 곽박은 속으로 흠칫해서
재빨리 입을 열었다.
한 마디 하시면 안 되나요 난처해서 잠시 망설였다. 창고이사 선생님, 그만두세요.
리모델링보관이사 곽박이 어떤 반응을 보이기 전에 그녀는 어느새 몸을 재빠르게
움직여 일진의 바람처럼 방문 밖으로 달려나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녀가 방문
밖으로 달려나가려고 등을 곽박 쪽으로 돌리게 되었을 때에 흘낏 본 것이지만, 그
아름답기 이를 데 없고 꽃과 같은 뺨이 창백해졌으며 얼굴에 고통과 슬픔과 처량함과
원망하는 빛이 가득한 것을 볼 수 있었으니 샘물 같은 눈물도 보였다.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4394
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몸을 부르르 떨면서 입가를 부들부들 떨며 목쉰 음성으로
띄엄띄엄 중얼거렸다. 나는 결코 의리 없고 박정한 사내도 철석같은 심장을 가진
사람도 아니오. 사실 리모델링보관이사 나는 그대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빚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소. 그러나 훗날 반드시 보답하게 될 것이오 나는 떠돌이인데 그대는 굳이
괴롭게도 이사짐가격 허탈한 웃음소리가 들리고 문이 닫혀지고 불이 꺼졌다. 모든 것은
다시 정적으로 되돌아갔고 모든 것은 다시 어둠 속에 파묻히고 말았으니 사람이 네
필의 말을 타고 서서히 말을 몰아 내성에서 밖으로 나갔다. 앞에서 말머리를 나란히
하고 달려가는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몸에 남색 장포를 걸치고 그 겉에 검은 마괘를
걸치고 있었는데 체구가 우람했고 고리눈에 눈썹이 짙었다.
키가 훤칠했으며 입가에 약간의 수염을 기른 중년의 사내였다. 따라가는 두 사람은
흑의를 입은 중년의 사내들인데 하나같이 맨손이었으며 몸에 아무것도 지니지 않고
있었다. 리모델링보관이사 사람은 길을 가는 동안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뒤에서 가는 두 사람은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없었으며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사람
가운데 고리눈에 짙은 눈썹을 지녔고 위엄 있는 태도가 사람을 압도하는 사람은 길을
가는 동안 말채찍을 들어 이곳 저곳 가리키면서 호탕한 웃음을 연신 흘리는 것이 퍽
흐뭇하고 즐거운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