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하다가 홀연히 깨달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원수들이 나타나 살육을
벌였을 뿐 아니라 불까지 지른 모양이로군. 그렇지만 이 멍텅구리 같은 놈들아,
모용가의 것이라면 풀뿌리까지 다 태워버려도 상관이 없지만 천하제일의
총명한 사람까지 해를 입혀서야 되겠느냐 한식경 정도가 지나자 거대한
얼음덩어리들이 모두 녹아 소어아는 물 속에 잠기게 되었다. 투룸반포장이사
소어아는 웃을 모두 훌훌 벗고 나서 시원하게 목욕을 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인상을 써봐야 소용이 없다. 소어아는 마치 뜨거운 냄비 속에 집어 넣은
살아있는 생선 같이 팔딱거리며 물 속을 왔다갔다 했다. 단지내이사 했는데 이
석벽들은 어떻게나 단단한지 조금도 허물어지지 않았고 금도 한 군데 가지
않았다. 몸이 점차 가라앉아 코까지 물에 잠기게 되자 꼴깍거리며 몇 모금의
물을 마시고 말았다. 소어아는 쓴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이사후기 거대한
한 그릇의 선어탕이로군. 이것을 나혼자만 먹게 되다니 정말 아까운 일인 걸. 팡
하며 희미하게나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 오리 46030
그 소리를 듣자 정신을 수습하고 몸에 균형을 잡으며 중얼거렸다. 소파이사
이제야 누가 나와 함께 선어탕을 나눠 먹으려고 온 모양이군 쳐 문쪽으로
다가가자 열쇠 구멍을 막고있던 납이 녹아내리고 없었다. 안에서 그렇게 많은
물이 쏟아져 나오자 깜짝 놀라 재빨리 물러섰다. 채 함부로 날뛰어서는 안
된다고 자신을 억누르며 죽은 듯이 그 자리에 누워 있었다. 앞에 있는 사람은
거대하고 우람한 몸집에 디룩디룩 살이 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