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무명소졸에 불과하며 대강남북에서 명성을 떨친 고수격인 두 분에 비할 바가
아니지요. 이기봉은 말을 더듬거리며 물었다. 되었을 때 전혀 기척을 내지 않았던 점을
상기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간단한이사 경신법이 고명하다고 자신을 해왔지만, 기척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선 능천우의 신법을 대하게 되자 그 자신의 재간이 훨씬
뒤떨어진다는 것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근본적으로 아무런 기척도 내지 않고 그
면전에 갑자기 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아예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다.
들어왔는지 보지는 못했지만, 눈 앞의 이 젊은이가 평범하지 않은 젊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포장이사짐 의자 옆에 놓아 두고 있었으나 감히 경솔하게 집어들지를 못했고,
더욱더 능천우의 그와 같은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곧 형식적으로
주먹을 쥐어 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화물차견적 하오. 실례지만 형씨의 존성대명의
어떻게 되시는지요 만하게 된다 하더라도 당신들은 알아보지 못 할 것이니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구려 나는 당신이 무명소졸이라고는 믿지 못하겠소.
경상북도 울진군 기성면 망양리 36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