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수가 없었다. 모사일의 시체를 보는 순간부터 그의 눈엔 광기가 번들거렸다.
책상보관 그는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암습을 당한 것이다. 감돌았다. - 난 절대로
눈을 감지 못한다. 깊숙이 호흡하며 오른손을 연신 꼼지락거렸다. 할 때 나 지체 없이
발도 拔刀 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다. 인적 없는 어둠의 거리에 그의 발자국 소리만이
괴괴하게 울려 퍼졌다. 맞은편 전방에서 희미한 철종 소리가 들려 왔다. 종소리가
모사굉의 귓전에서 공허하게 울려 퍼졌다. 모사굉은 무심결에 걸음을 멈추고 소리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하나는 허름한 도포 차림에 꾀죄죄한 몰골의 노인이었다.
봉두난발의 머리 위에 비뚤어진 학관을 쓴 모습이 일견키에도 타락한 도사의 냄새를
풍겼다. 오른손엔 커다란 깃발 하나가 들려져 있었다. 이러했다. 부분이사 의 모든
사마와 잡귀를 물리치노라. 1인이사비용 삼고 살아가는 밥벌이 도사였던 것이다. 도사의
옆에는 십삼사 세 남짓한 소년이 따르고 있었다. 메기입을 지닌 못난이인데다,
울긋불긋한 채의 彩衣 를 입고 있어 매우 우스꽝스런 느낌을 주었다. 소년의 몸엔 수백
종의 온갖 부적이 다닥다닥 붙혀져 있었다. 소년의 손에 들려 있었다. 노소는 곧장
모사굉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모사굉의 손가락 놀림이 문득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전신 근육을 일순 팽팽하게 긴장시켰다.
전라남도 곡성군 옥과면 리문리 57505
도사 나부랭이는 아니었다. 부분이사 이런 밤중에 손님을 찾아 이런 골목을 다니다니.
더구나 오늘같이 살벌한 때에. 뭔가 있는 놈들이다 주는 건 두 노소의 손이었다. 깃발과
철종은 모두 왼손에 들려져 있고, 오른손은 두 사람이 똑같이 품속 깊숙이 찔러 넣고
있었다. 원룸이사박스 것이다. 모사굉은 찬 공기를 깊숙이 호흡하며 천천히 걸음을 떼어
놓기 시작했다. 신경은 온통 두 사람의 오른손에 집중되었다. 몸은 고무공처럼 팽팽하게
부풀어올랐다.
그래, 형은 미처 칼도 뽑지 못하고 죽었어. 만약, 저 두 명이 흉수라면 저 숨겨진 손에는
실로 소름끼치는 살초가 숨겨져있을 것이다. 물건보관업체 그리고 단번에 목줄기의
핏줄을 끊어 주는 거다. 부분이사 세차게 뿜어져 나오는 핏줄기를 바라보면서 그는
기묘한 느낌을 받곤 했다. 일 초에 적에게 지옥을 구경시켜 줄 수 있는 자만이 갖는
그기묘한 쾌감. 사라지기 전에 독한 술을 한 잔 마시고 여자를 안는 것이 그의 유일한
기쁨이었다.
긴장 속에 드디어 거리는 일 장 간격으로 좁혀 들었다. 보더니 하늘을 우러르며
탄식했다. 부분이사 영웅의 이마에 어찌 저리 흉험한 악살이 끼여 있을꼬. 이삿짐맡기기
건 그 말이 끝남과 동시였다. 흉험한 악살이라 그것 멋있는 말씀이로군. 웃음이 스쳤다.
함께 그의 손이 칼자루를 콱 움켜잡는 순간이었다. 빛살같이 퉁기듯 신형을 뒤로
후퇴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