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물이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다니 그의 분노는 어쩌면 그가 인간으로써 느낄 수
있는 최후의 자존심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공휴일이사 극기의 표상인 듯한
일갈이 터져 나왔다. 천하봉을 완전히 감싸 버리는 찰나, 우뢰와도 같은
노호성이 주변의 공기를 휘저었다. 핏빛 섬광이 일더니 주위로 일시에 찬연하게
확산되었다. 위대한 인간이었다. 찬물에 들어가면 이런 음향이 일어 나리라.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수천, 아
엄밀하게 봉쇄시켰다. 2톤이사 역사란 부침을 거듭하면서도 종국에 가서는
제대로 흘러 가게 마련이다. 그의 손에 의해 끝장을 보았다. 일장춘몽인 듯
싶었다. 30평포장이사 분쇄되어 흘러 내리고 있는, 그 믿을 수 없는 광경으로
인해. 적막 속에 가라앉기 시작했다. 사발 쯤은 됨직한 선지피를 울컥울컥
게워내더니 천천히 옆으로 쓰러졌다. 기력과 정신력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울궈낸 결과였다.
경상북도 고령군 성산면 강정리 4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