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한 사람이 나타났다. 두 눈으로 갑자기 나타난 심야의 괴객을 바라보았다. 사람의
체격은 보통이었고 몸에 걸친 옷은 몹시 소박했으며, 아무런 병기도 휴대한 것이 없었다.
소형이삿짐 동작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듯 약간 웃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신령스런 이목은 탄복할 만합니다. 가닥 경악의 빛이 스쳐갔다. 미청년은 이를 발견하지
못한 듯 웃음을 머금은 채 대청 안으로 들어섰다. 일으켰다. 방금 이 청년의 기지와
관찰력은 얼마나 명석했던가. 그러나 지금의 웃는 얼굴은 지극히 천진난만하지 않은가
이 청년이 이러한 웃음으로 그의 진정한 모습을 가릴 수 있다면 이 사람의 신기막측함은
아마 이 세상에서 따를 자가 없을 것이다.
놀라면서 이런 생각을 했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그를 맞이했다. 소형이삿짐보관
호칭의 편의를 위해서 묻는 거외다. 황보이옵고, 이름은 유라고 합니다. 쇼파보관 하면서
좌우로 배열해 선 사람들을 둘러보고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간신히 진정을
하고 손을 내밀어 손님을 맞아들였다. 공자, 저쪽으로 가셔서 차를 드십시다. 이상하다는
듯 사공표를 바라보고 무슨 말을 하려는 눈치이더니 곧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의
얼굴에는 천진난만한 웃음이 사라지고 다시 노련한 기지가 넘쳐 흘렀다. 사공표는
억지로 웃고는 대청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말했다.
세종시 한별동 30093
공자께서 이렇게 오신 것은 영존의 뜻을 받든 것이 아니오 그 어르신네는 별고 없으시오
받았다. 이사집보관 이상 지체할 수 없으니 곧 가봐야겠습니다. 땀방울이 맺혀 있어
불빛에 반짝였다.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이오 사공표는 아직 큰 은혜에 감사도
드리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