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불현듯 그의 상념을 깨는 요란한 음향이 있었다. 그것은 이곳을 향해 내닫는
말발굽 소리로 얼핏 듣기에도 족히 수십 기는 될 것 같았다. 반포장 지축을
뒤흔들던 그 음향은 금의당 앞에 이르자 거짓말처럼 뚝 멎었다. 안 쪽을 향해
화살처럼 쏘아져 왔다. 그들은 일신에 혈의를 걸친 자들로써, 하나같이 건장한
체구에 인상이 험악한 위인들이었다. 것이 아니라 입구에서 멈춰 서더니
문에서부터 들고 온 주홍색의 포단을 깔았다. 꿇어 엎드리며 부르짖었다.
다짐했던 것과는 달리 겁먹은 표정을 지으며 슬금슬금 물러나 휘장 뒤에 숨어
버렸다.
비굴함이란 어쩌면 이해될 수도 있는 측면이다. 하는지 여전히 자리에 앉아
침묵하고 있었다. 있었다. 쇼핑몰이사 음산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포장이사짐보관 때까지도 무심히 앉아 있는 독고천월을 바라보자 눈가에
가느다란 경련을 일으켰다. 내 하수가 아니다. 들어오던 살수옥랑 여위혼이 되려
기세를 높여 고함을 질렀다. 납셨는데도 예를 올리지 않고 거만하게 앉아 있다니.
경기도 여주시 홍문동 12619
동방휴가 냉막한 표정으로 그를 쏘아 보았다. 쇼핑몰이사 위혼 입 다물지
못하겠느냐 대체 무엇을 잘했다고 네가 나서느냐 변변치 못한 놈 같으니라고.
이삿짐하루보관 대번에 얼굴을 붉히며 움츠러 들고 말았다. 그로부터 시선을
돌려 독고천월을 응시했다. 한 독고공자신가 아니었으되, 나름대로 무척이나
예의를 갖춘 어투였다.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자리를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