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낭천의 모습이 뇌리에 떠올랐다. 상관금홍은 그의 표정에서 마음을 꿰뚫어보고
유연히 말했다. 만약 이 자리에 있었다면 당신은 어쩌면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는 당신에게 실망밖에 줄 수 없는 존재인것 같소. 장기짐보관 하듯
힘주어 말했다. 실망을 느끼지 않았소. 어떤 종류의 사람들은 수백 번 쓰러져도 역시
일어날 저력을 지니고 있으니까. 생각하오 단호했다. 보았더라도 그가 일어섰을 때
당신은 이미 쓰러져 있을 것이오. 당신이 일단 쓰러지면 영원히 일어서지 못하리라고
나는 장담할 수 있소. 기회가 없소. 다시 말해서 눈꼽만큼의 기회조차 없소.
빙그레 웃었다. 이삿짐이사짐 장소를 선택할 아량은 베풀어야 될 게 아니겠소 꼭
죽어야 할 사람이라면 죽을 장소를 택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오. 상관금홍의 입가엔
잔혹한 웃음이 스쳐갔다. 것 같소. 살인을 하는 자는 모든 권리를 쥐고 있소. 죽어야
할 자는 하등의 권리도 없는 것이오. 하지만 말을 중단한 그는 초류빈을 뚫어지게
주시하며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소형반포장이사 할 용의가 있소. 당신은 비단 좋은
친구일 뿐 아니라 가장 구미에 맞는 적수니까.
전라남도 신안군 안좌면 마명리 58840
그럼 당신은 어느 장소에서 죽고 싶소 이삿짐이사짐 많이 한 사람은 대부분 편안하게
죽기를 원하고 있소. 죽든 편안한 죽음은 없소. 이삿짐2.5톤 살짝 위로 치켜세웠다.
내리지 않는 곳 그리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 것을 원하고 있을 뿐이오. 축축하게
젖은 채로 비참한 꼴로 죽긴 싫으니까.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제외하고 나는 몸이
물에 젖는 것을 원치 않았소. 않는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한 번도 믿지 않았소. 이
세상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있으리라곤 상상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오.
그런데 지금어느 정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소.
상관금홍이 즉시 그의 말을 받았다. 눈앞에 둔 사람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가 확실히 죽음에 대해 담담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요. 줄곧 상관금홍의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이사준비물 표정을 지키고 있었다. 죽을 때 몸이 축축한
것을 개의하고 있으니 이상한 일이 아니겠소 이삿짐이사짐 초류빈의 얼굴에서
무엇인가를 찾아내려는 듯 눈을 가늘게 감으며 말을 이어갔다. 요구를 한 것은 필시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소. 당신이 일부러 지연작전을 쓰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오.
자신의 죽음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혹시나 무슨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고 은근히
바라는 경우도 있겠고, 최소한 신선한 공기를 한 모금이라도 더 들이킬 수 있는
이점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