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나란히 한 채 서 있었다. 채 앉아 있었는데, 결코 문지명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눈초리였다. 쳐다보고는 서서히 원륜패에게 다가갔다. 한발
한발, 문지명은 아주 서서히 원륜패와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어느새
식은땀이 흥건하게 맺혀 있었다. 어려운 살기가 몸 속 깊이 파고들어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치게 만든 것이다. 가구보관서비스 호기 있게 문지명과
맞대결하고 있는 셈이었다. 못했다. 일 장 앞에 다가서자 그가 한발
뒷걸음쳤고, 문지명이 그의 육 척 앞에 섰을 때는 뒷걸음치다가 쿵
엉덩방아를 찍어버렸던 것이다. 그 자리에서 버럭 소리쳤다. 모두가 입을
굳건히 봉하고 말았다. 쥐고 어슬렁거리며 그들 사이를 걸어다니고 있는
것이 그들의 입술을 꿈적도 못하게 만들었을지 모른다.
돌려졌다. 소형용달이사 지쳐서 못 가겠다는 게다. 이사전준비 새하얗게
질린 원륜패가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쉴 시간을 주지.
원륜패에게 다가갔다. 말이 자신을 영원토록 편안히 잠재우겠다는 뜻으로
알아들었던 것이다. 급히 자신의 애병인 양인부를 꺼내들었다. 녀석아 이
어르신이 그렇게 호락호락 당할 것 같더냐 휘젓기 시작했다. 휘두르는
도끼는 몇 가닥의 빛을 발하며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문지명은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었다.
충청남도 부여군 임천면 비정리 33223
거리는 겨우 육 칠 척. 이삿짐한달보관비용 길게 뻗으면 원륜패의 무기가
그의 몸에 닿을 거리인데도 그는 여유 있게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뿌드득
갈더니 눈에 쌍심지를 돋구었다. 문지명의 머리카락을 날렸다. 검이 번쩍
빛난 것은 그 순간이었다. 날카로운 쇳소리가 울려 퍼지며 흰 곡선이
원륜패를 향해 쏟아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소형용달이사 안색은 더욱
새하얗게 변해갔다. 사방으로 흔들었으나, 그를 둘러싸 흰 빛덩이들은 더욱
많아지기만 했다.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원륜패의 도끼는 그의 가슴 앞에
가만히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대는 것 같았다. 이런 광경을 지켜보며 흠칫해 했다.
소형용달이사 비하여 훨씬 강하리라는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이 정도로 실력차이가 날 줄은 그 역시 짐작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들의
싸움을 재미 삼아 지켜보던 연사강에게도 그것은 충격이었다. 자신이 당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1톤화물차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 원륜패에게
고개를 돌렸다. 죽여보라는 듯이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있었다. 연사강은
마음속으로 문지명에게 물었다. 못 가겠다고 반발하는 사람을 원륜패처럼
힘으로 억압할 수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