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어째서 지금 또다시 백화맹을 향해 화살을 돌린단 말인가 그러나 여표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포장이사업체 시키는 대로만 충실하게 이행할 따름이다. 돌아가는 여표의
발걸음은 하늘과 마찬가지로 은밀하기 이를 데 없었다. 반드시 모험을 해야 할 때가 있게
마련이다. 죽이려고 했다면 벌써 죽일 수 있었다.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모험을 건 것은 이러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더 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설마하니 자신이 이러한 처지에 놓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꼭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목적을 이룰 수 있었다. 들어가서는 백화맹의 이목을 속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쩌면 그가 원하던 문서마저도 상대가 불태워 없애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이러한 처지에 놓이게 되리라고 예측할 수 있었다면, 그는 이러한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을 사용했을 것이다. 1T화물 여섯 명이나 되는 나녀가 욕정에 시달리고 있었다.
정예 살수들이었으나, 지금은 차츰 살수의 냉막함을 상실해 가고 있었다. 포장이사청소
가느다란 피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고통은 확실히 욕정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마소군은 이러한 사실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욕정은 인간의 인내로는
감당해낼 수가 없는 것이었다.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추동리 59414